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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conf2025] 컨퍼런스 참석 및 세션 별 후기

코드사냥꾼 2025. 8. 25. 23:01

들어가며

회사와 집을 오가는 일상이 어느새 익숙한 루틴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집에 오면 묘한 보상심리에서 “온/오프는 확실하게 해야지!”라는 다짐과 함께, 개발과는 전혀 상관없는 취미 생활에만 몰두하게 되곤 했다.

그런데 문득, 이렇게 놀기만 하다가는(?) 어느 순간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자가 된 이후로 나는 이 우물 안 개구리 상태를 특히 경계하게 됐다.
아무래도 컴퓨터 언어로 다양한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흐름을 놓치면 나는 그저… 대과거 사람이 되는 것 같달까? 허허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경험을 듣고, 그 안에서 인사이트를 얻는 걸 좋아한다.
교육이든 컨퍼런스든 뭔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으면 “일단 가보자”는 마음으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참석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마침 FEConf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고, 게다가 평소 관심 있던 주제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뜻밖의 몰입, 라이트닝 톡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예상 밖에도 라이트닝 톡 세션이었다.
짧은 시간 안에 각자의 시행착오와 고민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포맷이 너무나 와닿았고, 오히려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인사이트들이 넘쳐났다.

그래서 나는 미리 정해둔 세션들을 과감히 넘기고 C홀 지박령이 되어 라이트닝 톡만 들었다.
(게다가 해당 세션들은 영상도 안 올라온다는 희소성까지!)

내가 직접 듣고 메모했던 인상 깊은 세션들과 몰입했던 라이트닝 톡을 중심으로 회고를 정리하려고 한다.
무엇이 그렇게까지 나를 집중하게 만들었는지, 그 안에서 어떤 생각의 전환이 있었는지를 돌아보며 공유해보려 한다.


후기

행사는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렸다.
주제별로 A, B, C홀로 나뉘어 세션이 진행되어서 듣고 싶은 세션을 골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내가 선택한(계획한) 세션은 아래와 같았다.

참고로 모노레포 절망편 세션은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
위에서 썼듯 나는 C홀 라이트닝 톡 세션의 지박령이 되어버린 상태였고…
결국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진짜 너무 재밌었음)

해당 세션은 꼭 보고 싶었던 주제라 아쉬움이 크지만,
추후 영상이 업로드되면 반드시 챙겨볼 예정!

[세션] Memo를 지울 결심 : React Compiler

해당 세션은 리멤버앤컴퍼니의 장용석 님이 진행하셨다.

이 세션을 들으면서, 리멤버앤컴퍼니의 FE 직군은 동작 원리까지 깊이 파악하고 실제로 적용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처음엔 React Compiler를 소개하고 적용 효과를 공유해 주시는 자리일 줄 알았는데 내 예상과는 달랐다.

사실 나는 새로운 기술을 마주할 때, 동작 원리에 대해 코드로까지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었다.
이번 세션을 계기로, 점진적으로라도 이런 자세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지금 당장 React Compiler를 적용하진 못하더라도 이번 세션을 통해 React Compiler 자체에 대해 알게 되었고,
Memo와의 차이점을 통해 캐싱을 잘 활용하려면 어디까지 고민해야 하는지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실제 현업에서의 경험담이나 사례도 더 듣고 싶었다는 것이다.

세션에서는 주로 기술의 동작 원리에 집중해서 설명해주셨는데,
그전에는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 그래서 리멤버는 왜 Compiler를 도입했는지, 도입 이후에는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도 해주실 줄 알고 기대했다.

그렇지만 아마도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셨던 것은,
결국 발표를 듣는 각자가 직접 고민하고 자기 경험에 비춰서 인사이트를 얻으라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세션] 1년에 10억 원을 절약한, 강남언니의 SEO 웹 전략 공개 

해당 세션은 강남언니의 손준혁 님이 진행하셨다.

나는 사내에서 운영 중인 여러 웹 소개 사이트를 만들다 보니 SEO나 웹 퍼포먼스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었다.
마케팅 팀과 협업하면서 sitemap.xml, robots.txt, Google Search Console 등도 최대한 잘 활용하려고 노력했고,
SSR을 위해 Next.js도 적용해봤다.

그래도 사실 항상 “이렇게 하는 게 맞나..?” 고민이 있었고,
특히 사용자 수가 많은 서비스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SEO를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이 세션을 듣게 됐다.

이번 세션을 통해 내가 했던 시도들이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연결 과정이었다는 걸 다시금 느꼈고,
생각보다 더 다양한 SEO 전략과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노하우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아직도 배울 게 정말 많다는 걸 깨달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라이트닝 톡]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는 사수에 기대지 않는 성장법

해당 세션은 김재환 님이 진행하셨다.

이 세션을 꼭 들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지금 내 상황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3년 차가 되는 동안, 특별한 멘토나 사수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온 시간이 많았다.
동료 개발자분들이 계시긴 했지만, 각자 다른 프로젝트를 맡고 있어 직접적으로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지금은 한 팀으로 함께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혼자 온전히 스스로 부딪혀야하고 고민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주니어 개발자분들은 이런 어려움과 막막함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성장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세션을 들으면서 혼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경험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돌이켜보면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프로젝트에 애정이 생기고, 더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도 커지는 것 같다.

어찌 보면 내가 실무에서 해온 방식이 전혀 틀린 게 아니었구나, 나처럼 성장해가는 동료도 있구나—
라는 점에서 혼자만의 라포가 생긴 인상적인 세션이었다.

 

[라이트닝 톡] 우리 팀은 Figma MCP + Cursor(AI)와 함께 일합니다.

해당 세션은 오늘의 집의 손효정 님이 진행하셨다.

Cursor AI를 사용하고 신세계를 경험한 입장에서, 내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인 오늘의 집에서는 이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면서 프론트엔드 팀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을지 궁금했다.

우선 세션 제목부터가 마크업 단계에서의 피로도를 상당히 줄여줄 수 있을 것 같은 인상을 줬고, 무엇보다 오늘의집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컸다.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최고의 세션이었다.

부끄럽게도 Figma MCP에 대해서 세션 당일 처음 알게 되었지만, Cursor AI에 사내 규칙을 명확하게 작성해 rule로 적용하는 방식은 특히 인상 깊었다. 반복되는 작업들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디자인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너무 많은 variation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없앴던 회사의 경험과도 많이 겹쳤다... 하핫

디자인 토큰이 정의되어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자동 스타일링 룰을 구성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내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테스트 코드를 도입하고 있는데, 예외 처리나 테스트 코드 작성에 대한 rule을 직접 정의해서 도입해보면 실제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참고로 시간이 잠깐 남아서 오늘의 집 부스에서 짧게 커리어 상담을 나눴었다. 요즘같은 AI 시대에 오늘의집에서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는지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은 “생산성을 위해 필요한 '시점'에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그 '시점'이 다소 막연하게 느껴졌지만, 세션을 듣고 나니 그 의미가 명확해졌다.

업무 중 반복적인 작업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그로 인해 시간이 지연될 때가 바로 AI 도입의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평소 업무 중 그런 피로를 자주 느끼고 있었음에도, 막상 ‘언제’ AI를 써야 하는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았던 나 자신을 떠올리게 됐다. 결국은 구체적인 맥락이 있을 때 비로소 실감이 되는 것 같다.

이번 FEConf에서 가장 많은 인사이트를 얻은 세션이었고, 앞으로 내가 AI와 함께 어떻게 일해 나갈지에 대해 분명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테스트 시나리오와 관련된 규칙들을 정의하고 이를 학습시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실험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요 부스의 FE 고민보드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보면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각자가 가진 고민의 결이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는 순간 큰 위로가 되었다.

역시 이렇게 여기저기 다니며 인사이트를 얻는 경험은 언제나 즐거운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단순한 참석자가 아니라, 컨퍼런스 스태프로도 한번 참여해보고 싶다.